축구

떠나는 그라운드 위의 마법사 다비드 실바 / 맨시티 레전드

찌느 2020. 8. 24. 13:58

 

 안녕하세요 찌느입니다. 맨시티 레전드이자 EPL의 레전드. 그라운드 위의 마법사 다비드 실바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납니다. 맨시티 중원의 10년을 책임져줬던 월드 클래스 미드필더. 콤파니부터 실바까지, 굵직했던 레전드들이 떠나면서 확실히 한 세대가 저무는 느낌입니다. 오늘은 다비드 실바에 대한 저의 주관적인 10년 평가와 여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EPL 레전드. 스페인 레전드. 맨시티 레전드

 스페인 출신으로 10년 동안 꾸준히 리그 정상의 폼으로 군림했던 선수는 실바가 유일합니다. 약 10년 전 실바는 처음으로 EPL 무대에 입성했습니다. 당시 많은 팬들의 평가는 볼을 잘 다루지만, 왜소한 체격의 실바가 거친 잉글랜드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는 의문부호였습니다. 하지만 실바는 시티 입성 후 그런 의문부호를 단번에 날려버리는 데 성공합니다.

 

 왜소하지만 공을 빼앗기지 않는 탈압박력은 리그 최고이자 그를 월드 클래스급 선수로 만들어준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스페인 미드필더 특유의 공을 이쁘게 찬다라는 표현은 당연히 실바에게도 포함되는 말. 중앙과 윙, 공격형 미드필더와 중앙 미드필더 모두 소화 가능한 실바는 어디에다 두어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자신만의 패스길로 수많은 어시스트를 쌓았으며, 이는 10년대 EPL 도움 1위. 큰 부상 없이 꾸준히 출장한 실바에게 프리미어리그 어떤 기록을 들이밀어도 순위권에 해당합니다.

 

 

 스페인 황금세대의 중심으로 유로와 월드컵 우승을 경험했으며, 스페인 국가대표 최다 출전 6위, 스페인 국가대표 통합 득점 순위 4위, 스페인 국가대표 통합 도움 2위라는 기록은 실바가 스페인 레전드라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2. 기복이 없는 꾸준한 실력

 선수 생활중 누구나 경기력의 저점과 고점을 찍기 마련입니다. 그러한 간극이 적은 선수들은 특히나 더 좋은 평가를 받는데요. 은퇴 후에도 종종 언급되는 선수들이 바로 여기에 포함됩니다. 잠깐 반짝 빛났던 선수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문제는 그러한 빛남을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관건인데요. 기복 없는 플레이로 꾸준히 리그 탑 이상의 실력을 보여줬던 실바는 팬들에게 든든함 그 자체. 엄청난 사랑을 받는 선수였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기복 없는 플레이로 롱런한 실바가 발롱도르급 임팩트는 없더라도 같은 리그인 외질, 마타 등의 선수보다 고평가를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3. 트러블이 없는 선수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면 된다. 하지만 경기 외적으로 늘 문제를 일으켜 팬들의 눈을 찌푸리게 하는 트러블메이커는 한둘씩 꼭 있습니다. 본인의 의도던 실수던 이러한 잡음은 금방 퍼져나가는데요. 트러블은 선수에게 경기력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도, 팀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도 있는 행동입니다. 재계약 시즌만 되면 무분별한 언플로 팬들의 마음을 조리게하는 선수도 포함입니다. 탑 플레이어라면 한 번씩 맞닥뜨리는 이 상황을 실바는 일으킨 적이 없습니다. 리그 탑의 자리에서도 잡음 하나 없이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지켰던 선수. 10년 동안 팀에 헌신했던 이 선수를 나쁘게 생각할 팬은 한 명도 없을 겁니다.

 

 

4. 콤파니, 실바 그리고 아게로

 지난 10년 시티를 이끌었던 레전드 3인방입니다. 콤파니는 저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났고, 이번 시즌은 선수생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올해는 다비드 실바가 팀을 떠납니다. 실바의 다음 행선지는 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 시티에서와 마찬가지로 등번호 21번을 택했습니다. 다음 시즌은 아게로가 팀을 떠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계약기간도 1년 남았고 실바와 마찬가지로 10년을 끝으로 시티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 합니다. 셋 중 맨시티 최고의 레전드가 누구냐라고 묻는다면 저는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각자의 포지션에서 최선의 역할을 다한 선수이기에 비교는 무리가 있습니다.

 

 다비드 실바의 헌신에 감사하며 자국 리그로 돌아가서도 행복 축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다른 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